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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로운 물리학

신이 정말 존재할까? - 양자역학과 코펜하겐 해석 / 막스 보른 / 아인슈타인 / 칼 세이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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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은 정말 존재하는가?라는 문제는 인류의 역사와 함께해왔다고 해도 무방하다.

우리는 살면서 이따금씩 신의 존재를 찾고는 한다. 그만큼 일상이 버거웠거나, 뜻대로 안 될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때로는 반대의 이유로 신을 찾기도 하지만, 어찌 됐든 그 존재가 크게 위안이 되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신이 정말로 존재한다면, 그는 의외로 선택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결함투성이인 존재일지도 모르겠다. 

이는 그 신이 우리의 기도를 들어주지 않기 때문이 아닌, 좀 더 자연과학적인 이유에서이다.

 

 

  20세기 초는 상대성이론과 양자역학, 두 가지 위대한 이론이 태동하고 발전한 시기이다. 두 이론을 통해 사람들은 자연과 우주를 좀 더 자세하고, 세세하게 분석하고 추측하고 예측할 수 있었다. 우주, 질량이 큰 물체나 행성의 움직임, 빛의 운동과 관련된 현상이 종합된 거시 세계에서는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이 지배적으로 다룰 수 있었고, 전자나 원자 같은 작은 크기의 입자와 관련된 미시세계는 양자역학을 이용하여 설명할 수 있었다. 

 

  그러나, 양자역학 관련 포스팅을 보면 알 수 있듯, 위 두 이론은 서로 양립할 수 없다. 솔베이 회의를 거친 장기간의 고전물리학과 양자역학의 치열한 논쟁은 더 이상 설명할 필요 없을 것이다. 물리학자들은 별과 은하와 같은 무거운 것, 그리고 원자나 전자와 같은 작고 가벼운 것을 별개로 연구하였으나 우주는 그렇지 않다. 우주는 거대하면서도 작고, 무거울 수 있는 것이다.

 

  가장 이해하기 쉬운 예시인 블랙홀의 경우에는, 엄청난 질량이 아주 작은 공간 속에 밀집되어있는 천체이다. 이 비밀을 파헤치기 위해 많은 과학자들이 연구했으나, 아직 우주의 모든것을 설명해줄 수 있는 '모든 것의 이론'은 등장하지 않았다.

 

 

  양자역학이 한창 발전하던 20세기 초중반. 당시 과학자들은 연구를 거듭하면서 나오는 결과에, 웬지 모를 회의감을 느꼈다. '신이 존재한다면 그는 대체 무슨 생각을 세상을 이렇게 설계한 것일까?'

이러한 충격을 대변하듯, 20세기 최고의 천재로 알려진 리처드 파인만이 남긴 말 중에는 

 

'양자역학을 제대로 이해하는 사람은 이 세상의 아무도 없다'

 

  라는 말도 있다. 1920년대 중반, 실험물리학자인 데이비슨과 거머는 그 유명한 '이중슬릿 실험'을 통해 전자가 입자임과 동시에 파동의 특성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 놀라운 사실은 과학자들을 당황하게 만들었다. 어떻게 입자이면서 동시에 파동일 수가 있는가? 독일의 물리학자 막스 보른은 전자의 파동에 대해 연구하였고, 수많은 실험을 바탕으로 볼 때, 전자는 확률의 관점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것은 정말로 놀라운 주장이다. 당시 과학자들은 '확실한 답'을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확률을 말하는 학문은 당시 과학자들에게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사실이었다. 그러나 매우 작은 미시세계로 들어가보면, 양자역학의 지배를 받는 작은 입자들이 나온다. 양자역학의 지배를 받는 이러한 미시세계의 입자들은 (Ex 전자) 확률적으로 어디에든 분포할 수 있는 것이다.

 

 

  쉽게 말하자면, 바로 당신이 지금 지구에 존재할 수도 있고, 저 멀리 밤하늘에 보이는 달나라에 존재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미시영역의 세계에서는 특정 사건이 발생할 확률을 가르쳐줄 뿐, 미래에 어떤 사건이 발생할지는 알 수 없다. 당신이 달에 있을 확률도 낮지만 존재할 수도 있지 않은가?

  과학자들은 신이 세상을 이렇게 설계했으리라 믿지 않았다. 그들은 단지 하나의 답을 원했다. 전자가 여기에 있을 수도 있고, 저기에 있을 수도 있는 확률이 아니라, 전자는 이 순간 바로 여기있다! 라고 할 수 있는 정확한 결과를 예측할 수 있는 과학을 믿었던 것이다.

아인슈타인이 남긴 유명한 말이 있지 않은가?

 

'신은 주사위 놀이를 하지 않는다.'

 

당시 고전역학파 과학자들은 우리가 결과를 정확히 알 수 없이 확률만 알 수 있는 것은 바로 정보가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그들의 관념 속에는 우주의 운영방식을 한 치 오차도 없이 정확하게 제시해주는 과학만이 존재할 뿐, 여러 가지 가능한 확률을 제시하는 물리학은 그들의 이상향이 아니었던 것이다.

스티븐 호킹은 그런 아인슈타인을 두고 '당혹스러운 것은 양자역학이 아니라 아인슈타인'이라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아인슈타인은 결국 틀렸던 것이다.

 

 

신은 주사위놀이를 하고 있던 것이다!

  입자는 자신의 앞에 펼쳐진 여러 가지 가능한 미래들 중 하나를 선택한다. 그리고 그러한 선택은 동시에 일어날 수 있다.

양자역학은 당시 상식에 대한 혼란을 가중시켰다. 여러 가지 미래가 동시에 일어날 수 있다면, 우리는 어떻게 위치를 정확하게 알아낸다는 말인가?

독일의 물리학자 베르너 하이젠베르크의 불확정성 원리는 우리의 한계, 측정할 수 있는 것의 한계를 제시한다.

 

  예를 들어, 거대한 것들은 쉽게 위치를 알 수 있다. 스마트폰의 위치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빛이 필요하다. 빛이 반사되어 측정장비나 우리의 눈에 들어옴으로써 우리는 우리의 핸드폰이 어디에 있는 건지 알 수 있다.

그러나 양자역학의 세계에서는 이것이 절대로 불가능하다. 전자의 위칠르 측정해보려 하면, 빛을 아무리 약하게 쏴도 전자는 자신이 맞은 빛에 의해 움직이고 교란된다. 전자는 너무나 가볍고 작기 때문이다. 

에너지와 에너지를 측정하는 시간도 동시에 정확히 측정할 수 없다.

 

인류 역사상 단 한번도 우리는 정확한 값을 동시에 측정해 본 적이 없는 것이다.

 

 

  쉽게 말해, 나무를 보려고 하면 숲을 볼 수가 없고, 숲을 보려고 하면 나무를 볼 수 없게 되는 것이다.

지난 수 십년간 많은 물리학자들의 실험은 '우리가 값을 알아내지 못한다고 해도 속도와 위치의 정확한 값은 분명히 존재한다.'며 비판을 했던 아인슈타인이 틀렸음을 증명하고 있다.

 

만약 신이 존재한다면, 그는 하나의 답만을 우리에게 제시하지 않는다. 그는 확률을 제시할 뿐이다.

하이젠베르크는 말했다.

 

'우리 상상력을 동원하여 얻어낸 원자에대한 모든 생각들은 어떤 이유로든 결점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결점이 만들어낸 신은 결점이 있는 존재다.'

 

COSMOS의 저자 칼 세이먼은 덧붙였다.

 

'우주가 완벽하고 정교하게 만들어졌다면, 이 대단한 설계자가 처음부터 완벽하게 의도된 다양성을 실현할 수 없어서야 어디 말이 되겠는가? 화석 기록들은 그의 시행착오의 과거이며 즉 한계이다. 그리고 이러한 한계는 신에게 결코 어울리는 속성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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