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03.04
학교다닐 때는 정말 이렇다 할 취미도 없었고, 자고 밥먹는 시간 아니면 학교, 학원, 기숙사 뿐이었다.
단지 혼나기 싫어서, 남들보다 뒤쳐지는게 싫어서 공부를 했었고 나는 특출나게 높은 성적은 아니었지만, 객관적으로 성적이 낮은 학생도 아니었다.
내가 노력을 많이 하든 그저 그렇게 하든지간에, 항상 학교 최상위 그룹 내에서 거의 마지막 자리를 왔다갔다하는 수준이었고, 나는 이 자리에 만족하고 있었다.
나는 공부를 왜 하고있는지 적절한 동기부여도 없었으며, 딱히 하고싶은 공부도 없었다. 장래희망도 없었고 막연하게 부모님이 좋다고 하는 의사나 교사를 하라는 이야기를 들어왔을 뿐이다.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당연한 게 아닌가 싶다.
학교에 갇혀서 국어 영어 수학만 보는데, 사회에 무슨 직업이 있고 어떤 일을 하는 사람들이 있고, 다들 어떻게 사는지 알 길이 있겠는가?
차라리 책을 많이 좀 읽었었다면, 간접적으로나마 사회경험을 좀 할 수 있기에 어느정도 비젼이 생겼을 텐데, 나는 책하고는 담을 쌓은 학생이었기에 그렇지는 못했다. 이 점은 좀 안타깝다.
결과적으로 내 학창시절을 보면 안타까운점이 있다.
미친듯이 사고치고 후회없을 정도로 논 것도 아니고, 이렇다 할 취미를 찾은 것도 아니며, 특출나게 공부를 잘해서 의치한약수 대학교를 들어간 것도 아니다.
조용히 앉아서 왜 하는지 모를 공부를 했고, 혼나기 싫어서 새벽에 몰래 컴퓨터 게임을 했고, 절친 대여섯명만 있을 뿐, 이어지는 인간관계도 거의 없다.
아마도 공부를 하는 시간을 좀 줄이고, 독서를 좀 했으면 많이 달라졌을텐데... 싶기도 하다.
그렇다고 후회만 남는 것도 아니다.
결론적으로 보면, 이런 과정을 통해 성장한 지금의 나는 결국 행복한 삶을 살고 있기 때문이다.
그저, 책을 좀만 더 읽었더라면 여기까지 오는 데 덜 고생하지 않았을까? 하는 막연한 아쉬움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