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이후 과학계에서는 다양한 TENG연구들이 등장하기 시작한다.
조지아텍은 마찰 전기 서열을 잘 참고하면 모든 물질이 마찰 전기 발전기로 사용될 수 있다는 사실을 이용해, 옷에 들어가는 실들로 TENG 기술을 개발한다. 연구진들은 흔히 구할 수 있는 나일론과 폴리에스터 섬유를 이용해 마찰 전기를 형성시키고, 나일론과 폴리에스터 섬유 양단으로부터 전도성 은 섬유를 활용해 전기를 끌어올 수 있도록 만들었다. 이렇게 개발된 직조 방식을 이용하여, 연구원들은 옷과 신발을 만들었으며
이를 통해 걷거나 팔꿈치를 구부리는 일상적인 움직임 만으로도 LED를 구동할 수 있는 전력을 생산하는데 성공한다. 이 기술은 기존에 사용되는 섬유로 제작되었기 때문에 단순히 전력을 확보할 뿐만 아니라 진짜 의류처럼 세탁도 가능한 혁신적인 기술이었다. 국내에서도 성균관대학교 연구팀이 비슷한 연구를 진행한다. 이 연구팀 역시 섬유 형태의 TENG소재를 개발했으며 옷에 부착할 수 있도록 제작되어 간단한 문지름과 신체동작만으로도 LED와 LCD 더 나아가 무선 리모컨도 구동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제 TENG기술은 바다로 향한다. 연구원들은 공 모양의 TENG소자를 만들어 바다에 띄웠으며, 파도에 흔들리는 공 안에 작은 금속 구슬이 바깥쪽 구의 표면에 부딪히면서 전기를 발생하도록 만들었다. 물론 10cm 정도 지름의 이 TENG소자 1개가 생산할 수 있는 전기에너지는 미미한 수준이지만, 이러한 소자를 대형 그물처럼 수십만 개의 TENG를 바다에 띄워놓을 수만 있다면 파도에 의해 지속적으로 전기를 생산할 수 있으며. 이 정도면 1MW 정도의 전력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생각된다. 이는 분명 대체에너지로도 충분히 가치가 있는 수준이었다. 중앙대 역시 에너지 수확을 목적으로 마찰 전기 발전기를 만든다. 바로 호루라기에서 모티브를 따와 제작된 TENG 기반의 풍력발전기다.
기존의 풍력발전기는 풍차가 터빈을 돌릴 수 있을 만큼의 바람이 일정속도 이상으로 불어야만 한다는 불가피한 한계가 있었지만 이러한 새로운 형태의 풍력발전 기술은 기존 풍력발전기가 가지는 한계를 쉽게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물론 대부분의 TENG기술은 소량의 전기를 수확하는 과정에서 더 좋은 성과를 보여주고 있지만, 마찰될 때 발생하는 전기량이 외부 마찰의 정도에 따라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발전기 대신 미세한 압력에 따른 터치 센서로도 작동할 수 있다. 특히 기본적으로 자가발전이 가능한 시스템이기 때문에, 따로 콘센트에 전기선을 꽂을 필요 없이 센서를 구동할 수 있어서, 웨어러블 센서 등 다양한 용도로 사용이 적합할 것이라 기대되고 있다. 세계적인 저널 중 하나인 NANO LETTERS에서는 깃털같이 매우 가벼운 물질에 대한 압력도 센싱이 가능함을 보여준다. 실제로 압력뿐 아니라 서로 간의 마찰 전기 효과 때문에 센서의 감도는 기존 기계식 압력센서에 비해 훨씬 민감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센서 기술은 심지어 보청기 기술에도 활용될 수 있다.
2018년 Science Robotics에서는 자가발전이 가능한 마찰 전기 기반의 청각 센서를 발표한다. 소리는 공기의 주기적인 압력변화에 의해 나타내기 때문에, 이러한 변화는 귀에 삽입한 TENG소자를 주기적으로 접촉하게 하여 전기를 출력할 수 있게 한다. 따라서 청각 손상이 있는 주파수 대역들을 선택하여 쉽게 증폭하는 것이 가능하며 이러한 장점은 기존 보청기의 신호처리 및 비용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러한 두 물질간의 순간 충돌이 전기 에너지를 만들 수 있다면, 그렇다면 떨어지는 물방울을 이용해서도 전기에너지를 수확할 수 있지 않을까?
2014년 국내의 연구진들로부터 실현된다. 서울대와 KETI 연구팀은 물방울이 떨어질 때마다 전기를 수확할 수 있는 새로운 에너지 수확 기술을 개발한다. 그리고 최대 0.42mW 정도의 전력, 즉, 물방울 하나로 LED 하나를 밝힐 수 있는 전력을 얻어내는 데 성공했다. 이들은 흘러내리는 물방울뿐만 아니라, 물방울의 반복적인 압착이나 담금질로도 전기가 들어오는 것이 가능함을 확인했다. 그러나 사실 물방울로부터 얻은 전기는 효율이 그렇게 좋은 편이 아니었다.
물방울이 계속해서 부딪히면 어느 순간부터 더 이상의 수확 전력이 늘지 않았기 때문이다. 상용화에는 분명 한계가 있어 보였다. 그러던 2020년 홍공 성시 대학의 연구진들은 Nature에 흥미로운 연구를 발표한다. 물방울에 의한 마찰 전기의 양을 얼마나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인가? 그들은 반도체 스위치와 비슷한 원리를 TENG소자에 적용해 본다.
그리고는 이 작은 물방울 하나를 15cm 높이에서 떨어트리는 것만으로 140V이상의 전압을 발생시킬 수 있는 것을 보여줬다.
연구진들은 이 떨어지는 물방울 하나만으로 100개의 작은 LED를 켜는 것을 보여준다. 신이 난 연구진들은 더 나아가 하늘에서 내리는 빗방울을 안정된 전기로 수확하기 위해, 물방울 수집기와 모세관 기반 디스펜서로 구성된 플랫폼을 설계한다. 이러한 형태는 빗방울이 모여 동일한 크기와 속도로 TENG소자에 부딪힐 수 있도록 도와준다. 그리고 이런 방식은
빗방울로 만들어지는 전기의출력을 마치 단체 티를 맞추듯 커스터마이징 할 수 있다.
이제 우리는 비 오늘날 빗방울을 맞으면서 동시에 전기를 충전할 수 있는 시대에 살게 될지도 모른다. 심지어 비가 오는 날에는 발전이 불가능했던 태양전기 기술과 결합한다면, 거의 모든 날씨에 대응하여 전기를 발전할 수 있는 대체 에너지의 시대를 열게 될지도 모른다. 물론 이 엄청난 미래의 기술은 사실 지금으로부터 2600여 년 전 호박 보석에 양피를 문지른 그 전기에서 비롯된 단순한 과학이었다. 생활 속에 불편한 존재로 여겨져왔던 마찰 전기와 정전기. 이제 우리에게 새로운 에너지 자원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을 넘어 다양한 분야에 대한 사용화의 방향을 모색하는 시기로 접어들고 있다. 이처럼 과학은 발상의 전환으로부터 새로운 것들을 만들어 낸다. 누군가 더 이상 전화기에 새로운 것은 없다고 했을 때, 다른 누군가는 혁신을 보여주었고, 누군가 더 좋은 성능의 자동차를 생각하는 동안, 다른 누군가는 완전히 새로운 자동차의 시대를 열었다.
마찰 전기를 이용한 에너지 수확 기술. 이 흥미로운 연구의 본격적인 시작은, 고작 8년이 남짓해 짧은 시간이었지만, 그 기원이 고대 그리스로 거슬러 올라간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아직도 우리에겐 놓치고 있는 더 큰 미래가 지금도 우리 주변을 스쳐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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