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인류의 문명에 발달에 '학문적'으로 기여하는 사람에게 주어지는, 그 권위와 명예가 너무나도 유명하고 뚜렷한 '노벨상'이 존재한다는 것을 다들 알고 있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수학 부문에서 최고 권위가 있는 상으로 여겨지는 '필즈상'이 있다.
'아틀레 셀베르그'라는 노르웨이의 수학자는 1950년 이러한 '필즈상'을 수상할 만큼 수학계에서 저명한 인물이었는데, 그는 리만 가설을 연구하던 수많은 수학자 중 한 명이었고, 그러한 노력이 인정받아 필즈상을 수상하게 된 것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리만 가설에 대해 이러한 말을 남겼다.
"리만 가설에 맞서는 젊은 수학자들은 자살행위를 하는것이나 다름없다."
마찬가지로, 일반 상대성이론을 수학적으로 정의하는 데에 중요한 역할을 했던 독일의 천재적인 수학자 '다비트 힐베르트' 역시 이러한 리만 가설에 대해 남긴 말이 있는데, 만약 천년 뒤에 다시 살아날 수 있다면 후대에 꼭 물어보고 싶은 질문이 바로
"리만 가설은 증명되었는가?" 라는 질문이었다고 한다.
그래서, 도대체 리만 가설은 무엇인가?
독일의 천재 수학자 '베른하르트 리만'이 고안한 하나의 가설이다.
바로 '제타 함수의 비자 명한 모든 영점의 실수부는 1/2이라는 추측'이다.
...당최 무슨 말인지 모르겠는가?
다행히 정상이다. 나도 그렇다.
조금 더 쉽게 설명해보자면, '제타 함수의 정해지지 않은 모든 영점들은 일직선 위에 있다.'
그렇다. 전공자도 아니고 전문가도 아니기에 저런 전문적인 언어는 필요 없다. 차근차근하게 알아보면 된다.
리만 가설은 '정수론'이라는 수학의 한 갈래에서 최고 난이도의 문제라고 한다. 툭하면 등장하는 세계 7대 난제들 중 하나로 손꼽히는 것이기도 하다. 과연 정수론은 무엇인가?
정수론은 수의 성질을 다루는 수학의 한 분야이다. 관련 수학자로는 '페르마', '오일러', '가우스' 등 이름만 들어도 가슴이 웅장해지는 수학자들이 등장한다. 페르마는 그 방이 좁아지는 영화 제목이었던 것 같고, 오일러는 뭔가 기름질 것 같고, 가우스는 스타크래프트 마린이 들고 있는 총이름이지 않은가? ㅋㅋㅋ
농담은 이쯤 하도록 하겠다. 아무래도 수학과 관련된 이야기들이 등장하니 제정신을 놓고싶어진 듯하다.
정수론은 '수'의 성질을 다루며, 위의 수학자들을 거쳐 발전해왔다. 그렇다면 '수'라는 것은 무엇인가?
수는 매우 편리하면서도 추상적인 개념이다. 무언가를 셀 때 쓰이며, 이 중에는 뭐 음수, 양수로 나뉘기도 하고 분수도 있으며 별의별 수 들이 일상생활에서 분에 넘치게 쓰인다.
그중에서도 '소수'라는 것 있다. 이 '소수'는 3.14등의 소수점이 찍힌 '작은 수'를 뜻하는 것이 아니고, '1과 자기 자신으로만 나눌 수 있는 수'를 뜻한다.
예를 들어, 4는 1 X 4 말고도 2 X 2로 표현될 수도 있다. 이러면 4는 소수가 아니다.
그러나 13의 경우를 살펴보자.
1 X 13 이외에 즉, 1과 13 말고 이 13이란 숫자를 나눌 수 있는 정수는 존재하지 않는다. 이러면 13은 소수가 되는 것이다.
더 이상 작게 나눌 수 없는 수. 작은 순서로 써 나열해보면 2, 3, 5, 7, 11, 13, 17, 등등.
미국의 위대한 물리학자 리처드 파인만은 핵전쟁으로 세상이 파괴되고 살아남은 다음 세대 아이들에게 문명을 재건하기 위해 도움이 되는 딱 한 문장만 남길 수 있다면, 어떤 말을 남길 것인가?라는 질문에 이렇게 답한 적이 있다.
"모든 물질은 원자로 이루어져 있다는 말을 남길 것이다."
원자. 화학적으로도 더 이상 쪼갤 수 없는 가장 작은 단위. 물리학에서는 원자가 이렇게 중요한 만큼, 수학에서도 더 이상 쪼갤 수 없는 소수가 원자와 같은 흐름으로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수학자들이 있었다. 이를 일찍이 깨달은 한 수학자. 18세기 초 스위스의 천재 수학자 '레온하르트 오일러'
그는 2, 3, 5, 7, 11, 13 등 불규칙해 보이는 소수에도 뭔가 일정한 규칙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아무도 세 본 적 없는 매우 큰 소수를 찾기 시작했다. 그러나 아무리 손으로 소수를 써 나아가도, 아무런 규칙이 나오지 않았다!
소수에 규칙이나 특별한 패턴이 없다면, 소수는 아무런 의미 없는 숫자의 나열일 뿐이었다. 그러나 포기하지 않은 오일러는 아주 특별한 '소수만으로 이루어진 공식'을 발견했다. 소수가 그저 의미 없는 숫자들이라면, 오직 모든 소수의 곱으로 표현된 식 역시 말도 안 되는 형태여야 했을 텐데, 그가 찾아낸 식은 신기하게도 원주율을 구하는 식과 모양이 비슷했다.
소수로 만든 식에서 원의 둘레와 지름의 비가 나온다는 소식에 많은 수학자들이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그리고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수학자로 불리는 가우스 역시 소수에 관심을 가졌고, 소수에 뭔가 비밀이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는 일단 소수가 몇 개인지 세는 것에 집중했는데, 금방 혼자서 '소수 정리'라는 정리는 만들어 냈다. 이 소수 정리라는 것은 어떤 특정한 수 보다 작은 소수의 개수가 몇 개인지를 구할 수 있는 식이었는데, 이때 그의 나이는 겨우열다섯 살이었다.
그는 이 소수 정리를 만들어냈긴 했지만, 증명하지는 못했다. 그래서 이후, '베른하르트 리만'이 가우스의 이 '소수 정리'를 증명하기 위해 '리만 가설'을 만들어 낸 것이다.
아까 나왔던 '제타 함수'는 오일러의 공식처럼 소수로만 이루어진 식을 무한한 공간의 영역으로 확장시킬 수 있는 아이디어였다. 따라서, 가상의 소수들로만 이루어진 식을 그래프로 그려볼 수 있게 된 것이다.
여기서 리만은 그 그래프의 높이가 0이 되는 지점 즉. 영점들을 하나씩 찾기 시작했는데, 곧 놀라운 비밀을 발견할 수 있게 된다.
바로 이렇게 찾은 영점들이 완벽하게 한 줄로 나열되어있다는 것이다.
아무 의미 없어 보이는 숫자들을 마구 집어넣었더니, 그 안에 패턴이 있었다는 것이다. 과연 이는 우연의 일치였을까?
리만은 만약 제타 함수의 모든 영점들이 전부 일직선 위에 있다는 것만 증명한다면, 소수 정리 역시 증명이 가능해지고, 소수의 비밀을 밝혀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다가 1896년 자크 아다마르와 발레 푸생은 동시에 소수 정리를 리만가설과 전혀 상관없는 아주 간단한 방법으로 먼저 증명해냈다.
정작 리만 가설은 증명이 안 된 상태였는데 말이다.
영화 '뷰티풀 마인드'의 실제 모델인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존 내쉬'는 리만 가설을 증명하다가 정신분열증을 앓게 되는 등, 이후에도 수많은 수학자들이 리만 가설로부터 좌절과 굴욕감을 느꼈다. 리만 가설은 시작부터 잘못된 가설이라며 욕하는 사람들도 생겨났다.
그러다가 1972년 프린스턴 대학의 '휴 몽고메리'박사는 한 놀라운 발견을 한다.
이러한 소수들의 영점이 일직 선위에 있는지보다 그 간격을 중요하게 관찰한 결과, 이 간격을 나타내는 수식을 찾은 것이다. 여기서 놀라운 점은, 이 수식이 바로 양자역학에서 적용되는 미시세계의 운동을 표현하는 수식과 완벽히 일치했던 것이다.
수학과 양자역학. 전혀 다른 두 분야에서 찾아낸 각각의 패턴이 놀랍게도 하나로 연결되어 있었다.
단시 숫자일 뿐인 소수가 이 세상을 구성하는 아주 작은 세계와 공통점을 갖고 있던 것이다.
지금까지도 다양한 분야의 연구자들이 이 리만 가설에 도전하고 있지만, 여전히 이 난제는 풀리지 않는 미스터리로 남아있다.
만약 리만 가설이 증명되고, 소수의 패턴을 알아낸다면 우리는 어쩌면 미시세계의 비밀 역시 그 비밀을 밝혀낼 수 있게 되는 것이 아닐까?라고 생각해볼 수도 있을 것 같다.
어쩌면, 우리가 이렇게 흐릿하게 인지하고 있던 세상의 모든 구석구석을 완전히 이해하는 날이 온다면, '시간은 흐르지 않는다'의 저자가 말했듯, 엔트로피의 방향 역시 무의미해지지 않을까?라는 조금은 두근거리는 상상을 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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