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쓰지 않고 편안하게'라는 제목과, 간단하면서도 긍정적인 인상을 주는 캐릭터가 그려진 표지 디자인에서 어렴풋이 알 수 있듯, 이 책은 자기 계발 서적의 일종이자 소위 말하는 '힐링'이 필요한 사람들을 겨냥한 힐링 책이다.
작가가 경험한 것을 바탕으로 인간관계와 처세술, 그로부터 오는 스트레스 등을 다루는 방법들이 주된 내용이며, 이번에 우연한 기회로 이 책을 읽고나서는 나는 이런 힐링 책을 상당히 싫어한다는 점을 다시 한번 상기시킬 수 있었다.
우선, 나는 자기 계발 책 자체를 좋아하지 않는다. 물론 한 때는 좋아했던 시절이 있었고, 주로 그런 책만 읽던 때가 있었다.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 그 책들이 하는 말은 전부 꼰대 이상론자들의 잔소리로 느껴졌고, 내 지침을 나 자신이 만들어 나감에 따라, 그들의 조언들은 그저 수많은 성공한 자들의 지침 중 하나. 딱 그 정도로 전락했다. 그중에서도 이러한 처세술에 관한 힐링 책들은 내가 질색하는 책 중 하나였다.
앞서 내가 싫어하는 책의 종류라고 하여 오해할 법도 한데, 이 책이 좋지 않은 책이라는 것은 아니다. 책 자체는 나쁘지 않은 책이다. 주제마다 딱 읽기 편할 만큼의 분량과, 적절한 경험담, 그리고 많은 이들의 공감을 살 수 있는 여러 보편적인 상황 제시 등. 쉽게 몰입이 가능하고, 그만큼 쉽게 읽히는, 좋은 책이다. 다만, 앞서 말했던 것은, 내 책 취향이 어떻다는 것을 이번 기회에 다시금 깨닫게 되었다는 것이다.
'힐링 도서'로서의 가치는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인간관계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사람들, 혹은 이미 상처를 받은 사람들에게 이 책은 하나의 가이드라인이자 지침을 제공해줄 수도 있고, 그런 상처에 공감해주는 것만으로도 상처 받은 사람들의 마음을 달랠 수 있기 때문이다.
사람들 중에는 남들보다 쉽게 상처 받는 부류가 분명히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그들은 주변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문제의 원인들을 '자기 자신'으로 쉽게 내면화시키는 경향이 있고, 이로 인해 피해망상, 우울증 등의 악순환에 쉽게 빠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그런 사람들을 종종 겪어보았지만, 결코 그들과 가까이하지 않았다. 나 자신이 애초에 여러 사람과 어울리는 것을 꺼려하기도 하고, 더욱이 부정적인 에너지를 뿜어내는 사람과 연을 계속 유지할 만큼 나 자신에게도 여유가 그렇게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나는 이러한 '힐링이 필요한 사람들'과는 지금까지 따로 접점이 있지도 않았고, 그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려 하지도 않았으며, 궁금하지도 않았다. 아마 이러한 '힐링 도서'를 보면서 힐링된다는 느낌을 전혀 받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뭐가 됐든, 내 책 취향을 다시 한번 상기시켜줬다는 점에서도 이 책에게 감사함을 느낀다.
위에 서술했듯, 몰입하고 읽기 쉽다는 장점이 있기에, 짧은 시간에 많은 페이지를 읽을 수가 있다. '독서'라는 행위 자체를 즐기기에도 좋은 책인 것이다. 하긴, 취향에 맞지 않는다고 무조건 배척하기보다는 간간히 이런 책도 한 번 씩 읽어주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편식이 몸에 해로운 것처럼 말이다.
처세술 관련해서는 읽어두어서 나쁠 건 없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나 역시 직장생활을 하고 있는 만큼, 단순한 힐링 목적이 아니더라도 직장생활의 꿀팁 몇 개를 얻어갈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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